라운드 Money

욜로족 vs. 파이어족(YOLO vs. FIRE part 1)

ROUND 2020. 11. 1. 15:18

자본주의 사회 소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니즈를 충족시키는 비용은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현대 이론 경제학의 토대를 마련한 폴 사무엘슨(Paul A. Samuelson)이 만든 행복 방정식을 아시나요?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수식이 바로 행복이라는 방정식입니다.

 

폴 사무엘슨 Paul A. Samuelson

 

여기서 소비를 구매력 즉 부(富)로 바꿀 수 있겠죠. 이 공식에 따르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분자에 해당하는 부(富)가 늘어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행복이 커질 겁니다.


둘째는 분모인 욕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무턱대고 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스스로 적정한 수준까지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얘기입니다. 너무 절제만 하는 삶도 분명 행복하지 않을 거에요.

 

벤자민 그레이엄 Benjamin Graham


워렌 버핏의 스승으로 더 잘 알려진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도 유사한 이야기를 합니다. "가장 뛰어난 재정 전략이란 자신의 수입 범위 내에서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자신의 구매력 즉 부(富)의 수준에 맞춰 욕망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합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왜 점점 불행해지는 걸까요? 우리 사회에는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점점 가난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남과 비교하고 남의 눈을 의식해 필요하지 않은 것들에 과시적 소비를 합니다.

 

물질적 풍요에도 점점 불행해지는 이유는? 남을 의식하는 과시적 소비 때문

 

그러면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소비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소비를 위해 더 많이 일하고 더욱 더 돈에 매달립니다. 악순환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1960년대 미국 상원의 소위원회에서 1990년대가 되면 주 4일간만 주 22시간 노동으로 연간 6개월 휴가와 평균 퇴직연령 38세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앞서 1930년대 대공황 극복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역시 2030년이 되면 주당 15시간만 일하며 사람들이 따분함때문에 고민하는 '여가의 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 황당한 이야기죠.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발달과 기술의 진보로 노동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요?

 

출처 : Financial Times


부유한 나라 일수록 오히려 더 많이 일하고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심지어 2002년에는 최초로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과로사를 의미하는 일본어 '가로시'가 새로 등재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과로사라는 개념이 없었으나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에서는 더 이상 과로사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못 사는 나라일수록 먹고 살기 위해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구조여서 과로사가 빈번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할수록 증가하는 부(富)의 속도보다 욕망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생산성 향상과 기술의 진보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 즉 니즈를 채우는 쪽으로는 실제로 눈부신 발전이 있었습니다. 과거 옷 한벌을 만드는데 노동력과 시간이 100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1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놓친 것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할수록 증가하는 부(富)의 속도보다 욕망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출처 : takepart.com


과거에는 옷이 한 벌만 있어도 충분했다면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10벌이 있어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과거엔 옷이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했다면 지금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또는 과시하기 위한 부차적인 기능이 더 중요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옷을 사면서도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다는 이유만으로 몇 배에서 심지어는 수 백 배의 값을 치르기도 합니다.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욕망을 소비하게 되는 구조로 변해버렸죠.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 (출처 :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이자 금융 문맹 퇴치를 위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존 리 대표는 한국에 온 이후로 자가용 대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다. 미국에 있다 한국에 와서 운전을 안 해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차가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쇼하는거 아니냐, 부자가 너무 과하게 아끼는 것 아니냐라고 비난합니다.

 

정작 본인은 운전의 불편함, 주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비용까지 아끼게 되어 너무 좋다는데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런 사회적 편견, 시선이 무섭고 불편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광고, 드라마, SNS 등이 만들어낸 허상

 
운전을 안 해본 사람이나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한 사람들은 존 리 대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운전을 해왔던 사람들은 운전의 불편함에 대해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운전이 정말 즐겁고 편안한 일이라면 택시 운전사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직업이여야 하는데 현실은 다릅니다.


이러한 편견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우리 마음이 진정으로 원해서 스스로 생겨난 걸까요? 광고나 드라마, 각종 SNS 등 자본주의의 첨병들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합니다.

 


미디어들은 좋은 차를 타야 성공한 사람이라는 공식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입시킵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광고를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요?

 

자동차를 충분히 소유하고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팔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에요. 대신 구매력이 없는 사람이 무리해서 구매할 수 있게 욕망을 자극하는 겁니다.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통해 월 50만원만 있으면 당신도 고급차를 지를 수 있으니 행복해질 거라고 유혹합니다.

 

과장된 화려함이 건강하고 평범한 삶을 초라하게 느끼도록 만들어

 

수 많은 드라마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재벌들이 참 많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재벌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라는 양 극단만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SNS도 우리 삶을 그대로 비춰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의 하이라이트들만 편집되어 올라옵니다. 수 십, 수 백장의 사진을 찍어서 꼭 자랑하고 싶은 한 두장을 추려서 올리곤 합니다.

 

멋져 보이지만 그게 진짜 삶은 아닌 이유입니다. 지루한 영화들도 하이라이트만 보면 다 화려합니다. 폭망한 영화 조차도 그렇죠.

 

과장된 화려함과 현실의 초라함 속에서 나를 자꾸 비교하게 만듭니다. 또 남들과 비교하라고 끊임없이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초라하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To be continued...

 

Edit by KD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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